자취 두 달 차 감상
10월 18일, 갑작스러운 인생 첫 자취가 시작됐다!

텅 비어있던 자취방에 한 달 동안 이것저것 추가하고 빼고 하면서 최적화 시키는 작업을 했다.

중간에 로망이었던 빈백도 구매했었는데, 하루 쓰고 바로 당근했다.
내가 느끼기엔 빛 좋은 개살구였다. 왜냐하면 침대에 누워있는게 훨씬 편하기 때문


방 구조는 여러 시행착오를 거치고서 입주할 때 상태로 원상복구됐다.
큰 문제가 생기지 않는 이상 소모품이 아닌 무언가를 더 사거나 구조를 바꾸는 일은 없을 것 같다.
싱크대 하부장에서 나는 냄새를 제외하면 너무나 아늑하고 편안한 공간이다.
냄비나 프라이팬 꺼낼 때마다 질색한다.
본가에 얹혀 살 적에는 생각도 안 해본 문제다.
다른 골칫거리들도 참 많다.
먼지는 왜 이렇게 빨리 쌓이고,
외풍 때문에 난방비가 걱정이고,
배수구 청소는 어찌 해야 좋고,
나방파리는 대체 어디에서 들어오는 것이며,
월세, 공과금, 식비 등 늘어난 고정지출 등등,,
여느 자취 후기에서 볼 수 있듯이 숨 쉬는거 빼고 다 돈이라는 말이 백번 맞고
부모님과 같이 안 산다는 것이 장점이면서 단점이라는게 백번 맞다.
월세 내는게 빠듯하고 버겁다고 생각할 때도 솔직히 꽤 있다.
그래서 부모님에 대한 감사함과 미안함이 점점 커지는 경험을 하게 된다.
'나 진짜 편하게 살았었구나..' 라고 절실히 느낀다.
스스로를 온전히 책임지면서 살아간다는 것 그 자체로 삶을 이어 나가는 원동력이 되는 것 같다.
전에는 내가 왜 살고 있는지와 같은 고민들을 많이 했는데 이제 그런 거 없다.
배부르고 등따신 상태에서 했던 쓸데없는 생각이었음을 깨달았다..
지금은 하루하루 먹고 살기 바쁜 생존 모드다.
두 달 전으로 돌아간다면 집안일을 돕던지 용돈을 조금씩 드리던지 해서
자취는 직업을 얻은 후에 하겠다고 할 것 같다.. 반백수가 감당하기엔 벅찬게 사실이다.
근데 이제 부모님이랑 같이 살면 너무 불편할 것 같아서 다시 돌아가진 못 한다.
갑작스럽긴 해도 어쨌든 인생의 새로운 챕터가 시작된 것이니 계속 아등바등 살아봐야겠다.